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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학자 칼럼] 김철수 "선진화법은 위헌…'동·식물 국회' 막으려면 개정해야"
  • 기자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승인시간승인 2016.02.01 17:46
선진화법에서 5분의 3 가중의결 원칙은 다수결 민주주의에 위배돼 위헌
국회 의석 40%만 가지면 법률 제·개정 거부 가능한 나라는 세계에 없다
헌재의 조속한 결정과 국회의장 직권상정 필요…"미국식 국회 운영이 해법"
  •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데일리한국=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칼럼] 국회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뒤인 제18대 마지막 국회에서 낙선된 의원을 포함하여 제18대 국회의원만으로 소위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다수당에게 불리한 법안이었기에 새누리당의 상당수가 반대하였으나 박근혜 대표가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하여 통과시켰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을 엄격히 제한한 것도 이 때이다. 18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은 법률안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경우가 있었는데, 법률안에 대해 토론은 하지 않고 몸싸움만 벌여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국회법을 개정한 것이었다. 이 개정을 선도한 의원들은 이 안만 통과되면 여야가 합의하여 몸싸움을 피하고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기대한,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이들은 정치인의 타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은 미국의 필리버스터법을 잘못 이해하여 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하여 가중의결권을 준 것을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하려면 5분의 3의 찬성을 요하도록 했다. 우리 국회선진화법의 모법이라고 생각되는 미국 필리버스터와 중지(Filibusters and Cloture in Senate) 제도는 상원에서만 인정되어 있고 하원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 제도를 현재 한국 국회법에서 규정한 것만으로 충분한데, 이밖에 신속처리 결정 규정이나 직권상정 제한 규정을 둔 것은 입법의 과잉이라고 하겠다.

(1) 국회선진화법의 주요 내용

① 상임위원회의 신속처리 결정의 5분의 3 가중의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신속처리 안건 대상 지정을 하려면 재적 과반수 서명과 5분의 3 이상의 찬성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다수결원리를 위배한다고 할 수 있다.

②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 제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이 ① 천재지변 ②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③ 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한 경우에만 상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는 국회의장의 본회의 진행권을 침해한 것으로 의장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한다.

③ 필리버스터와 종결 제도

소위 합법적인 의사방해 제도(필리버스터)를 재적 3분의 1 이상 의원의 요구로 개시하고 의장이 제출한 종결동의에 따라 무기명 투표를 통한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 상원 제도를 모방한 것이나 이에 대해서도 위헌론이 나오고 있다.

(2) 국회선진화법의 운영 실태

이 법은 박근혜 대표와 진보적인 의원들의 선의에 의한 입법이었는데 정치 현실은 냉혹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최고의 특권이라고 생각하여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법률안은 한 건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5개 경제개혁 입법이 통과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법률도 10여년 간 통과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 19대 국회의 운영은 기대 밖이었다. '동물국회'는 피했으나 '식물국회'가 되었고, 선진화법은 '후진화법·입법불임법·입법불능법· 국회마비법·국가망국법'이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다. 여당은 150석 이상의 절대 다수 의석을 가졌으나 120여석을 가진 야당의 반대로 쟁점 법안은 한 건도 통과시킬 수 없어서 '야당결재법·야당거부권법·야당독재법'이라 불리게 되었다. 야당은 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여당을 압박하여 다수당의 입법안에 발목잡기를 하고 여당의 약점을 잡아 흥정하여 끼워넣기로 여당안을 야당안으로 변용시키기 일쑤였다.

야당은 이 법을 미끼로 상임위원회 소위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한 사람만 반대하여도 통과시키지 않았고 위원회는 표결조차 하지 않았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요건이 엄하다고 하여 국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법률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여당 다수로 직권 상정해 달라는 요구도 거부하여 사실상 국회를 공전시켜 왔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소위 중심으로 운영되며 소위에서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이 규정을 이유로 연기하거나 폐지시켜 버리고 국회법이 정한 제87조의 본회의 상정도 막고 있는 게 현실이다.

(3) 헌법재판소의 소송 절차 진행

새누리당은 이 선진화법의 규정이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작년 1월 30일에 권한쟁의를 헌법재판소에 제소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외교통일위에 수년째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등의 심사기간 지정 신청을 새누리당이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은 국회의원의 입법권을 침해했다고 하여 권한쟁의신청을 하였다. 또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이 6개월 이상 논의가 지연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새누리당이 지정 요구했는데도 이를 거부한 것이 국회의원들의 헌법상 입법권을 침해했다고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지연하자 작년 7월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전원이 신속한 심리를 요구하였다. 그동안 이들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더라면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었을 텐데 아직까지 법률안이 통과되지 않아 헌재는 2016년 1월 28일에 공개변론을 하였다(2015헌라1 사건).

새누리당의 권한쟁의심판의 청구 취지는 여러 가지인데 중요한 것은 국회 의사가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의원 과반수로 결정되는 것이 헌법의 규정인데 이 법률로 인해 그 절차가 막혀 있어 헌법상 일반 다수결 원칙, 의회주의 원리 등 헌법 정신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또 재적 의원 5분의 3이 동의해야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도록 한 선진화법 조항도 상임위원회의 심의 거부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어 표결 및 심의권이 보장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개인의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권한쟁의가 제기된 지 1년만에 처음으로 구두변론을 열어 당사자의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헌재는 국회 문제를 국회에서 풀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신청한 것에 대하여 불쾌해 하는 기색이 농후하였다. 헌법재판소로서는 중요한 국회 내부 문제를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언제 결심이 날지 시간을 끌어갈 것만 같다.

새누리당측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수당이 소수파로 전락하기 때문에 법안이 상임위에 항시 지체했을 때 해소할 장치가 없기 때문에 규범 통제이며 신속한 국정운영을 위해 헌재가 신속히 결정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4) 국회에서의 개정 논의 과정

① 새누리당의 개정안

새누리당은 2016년 1월 11일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안을 제출하였다. 그 내용은 국회선진화법 전체가 아니고 의장의 직권상정 사유에 국회의원 과반수가 요구하는 사유를 추가하는 것이다. 야당은 이 안도 반대하고 있으므로 이 안이 국회에서 심의되려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길 밖에 없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회법 제97조를 이용하여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선진화법상 직권상정 요건은 ① 천재지변 ②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③ 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한 경우인데 현재는 이 요건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한다.

② 국회의장의 절충안

국회의장은 새누리당의 절대 다수 요청 시 직권상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다수당의 독재를 가져오는 악법이라고 하며 새누리당 비주류와 야당 의원 3명의 연명으로 개정안을 제출했다. ① 신속처리 제도는 재적 의원 과반수의 의결로 하며 ② 심사 기간을 75일로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 개정법은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③ 법사위의 병목 현상을 개정하여 법사위의 심사 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이 기한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도록 했다. 이 안은 국회의장이 원내교섭단체의 합의를 중시하고 의장에게 가해지는 직권상정 요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5) 법조계, 학계, 언론계의 반응

① 4개 변호사단체의 의견

한 변호사단체는 이 법이 위헌이라며 2014년 9월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법에 대해서 새누리당이 2015년 1월에 국회선진화법의 직권상정 금지 등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제출했다. 국민들은 소위 선진화법이 '국회고사법ㆍ국가망국법'이라고 하여 헌재에서 위헌결정을 하거나 국회에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마침내 서울변호사회가 2015년 10월 28일 국회선진화법은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중요 정책 법안, 민생 법안 등이 여ㆍ야 간사의 미합의를 이유로 상정·심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법 개정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2016년 1월 14일에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모임, 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4개 단체도 성명을 내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조속히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③ 국민, 학자, 정치가의 의견

국회선진화법을 폐지하거나 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많은 국회의원과 국민들의 생각이다. 국민들은 이로써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하여 헌법소원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여당 의원뿐 아니라 상당수의 야당 의원도 이 법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제출한 입법안이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국가기관 간에도 알력이 생겼었다. 다수 언론기관이나 정치학자·공법학자들도 국회선진화법의 폐지 내지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각 신문 사설 참조)

(6) 선진화법의 위헌성 여부

① 안건신속처리 요건으로 가중다수결 원칙 채택

이 법은 '동물 국회'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만들어졌으나 소수인 5분의 2의 국회의원만 반대하면 모든 입법을 비토할 수 있는 소수 독재입법으로 국회 부인법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국민이 선거에서 뽑은 다수당의 의사를 무시하고 소수파인 국회의원 5분의 2에게 입법독재권을 주는 것은 국민주권, 다수결의 민주주의에 위반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헌법 제49조는 원칙적으로 다수결을 규정하고 있는데 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5분의 3의 의결정속수를 가중한 것은 실정 헌법에 위반된다.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은 다수당이 소수당의 거부로 입법할 수 없는 것은 국민에 대한 '책임 정치'에 반하는 것이고, 다수결이라는 민주정치에 위배되는 위헌 불법조항이다. 국회 의석의 40%만 가지면 법률 제정·개정을 마음대로 거부하는 게 가능한 나라는 세계에 없다.

② 직권상정 요건 강화

정의화 의장은 그동안 현재의 선진화법이 실정법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야 한다고 하여 정부·여당의 직권상정 요구와 호소를 거절해왔다.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국회 활동을 주재해야 하는데 여ㆍ야 원내대표의 동의 없이는 직권상권조차 못하는 종속기관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입법부 수장의 사회권과 의사진행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ㆍ위법이다. 또 상임위원장이나 법사위원장이 상임위의 표결 없이 위원 한 명만 반대하더라도 안건을 연기 또는 폐기하는 것은 국회법과 헌법의 의결 절차를 위반하는 불법 행위이다.

(7) 선진화법 폐지나 개정의 시기

① 헌법재판소의 역할

헌법재판소가 국회를 마비시키는 이 법의 위헌을 이제야 심리하는 것은 무책임한 직무유기 행위라고 비판받고 있다. 헌법소원이 제기되면 180일 이내에 심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차대한 국민주권 위반 행위를 1년이 지난 이제야 심리하는 것은 늑장 재판이며 직무유기 행위라고 비난받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원만하게 선진화법 개정에 합의해주기를 바라겠지만 지난 2년 반 동안의 경험으로 보아 야당에게 이 법 폐지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헌재는 이러한 국회의 국민주권 위반, 다수결 위반의 반헌법적 입법을 시정하기 위한 사명을 위임받은 위헌심판기관인 만큼 헌법의 요청에 따라 신속히 위헌 결정을 내려 국회가 정도를 밟게 헌정을 공정히 운영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권한쟁의나 헌법소원이 부적법하게 제기되었다고 하여 기각할 것이 아니고 헌법 수호의 책임이 있는 헌법기관으로서, 헌정의 수호자로서 국회선진화법을 실질 심사하여 위헌 선언을 하여야 할 것이다.

② 국회와 국회의장의 역할

국회는 그동안 '식물 국회'의 폐단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번 제20대 총선 전까지는 이 법률을 개정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국회가 미국식인 필리버스터 제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선진화법에서 필리버스터와 그 중지 요구 규정만 남겨 둘 수는 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중지 요청도 5분의 3 이상으로 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5분의 3 이상의 의결정족수를 요구하는 선진화법의 위헌 문제이다. 이는 반민주 위헌 법률이기 때문에 헌재가 위헌을 선언하기 전에라도 국회가 위헌 사태를 결자해지해야 한다. 국회의장은 위헌 법률의 적용을 강조하지만 이는 헌법 수호 책임을 진 국회의장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있다. 작년에 국회의장은 예산안 부수 법안을 직권상정한 적도 있다. 헌법 수호와 입법부 정상화를 책임져야 할 의장은 선진화법이 위헌이라는 양심에 합치되는 직권상정 용단을 할 필요가 있다. 직권상정이 되면 국회 상임위의 5분의 3 의결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 국회의장이 국회선진화법의 폐지 계기를 제공한다면 국회의장은 역사에 남을 의거를 한 의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정 의장도 선진화법이 제19대에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으므로 이 법을 제20대 국회에까지 대물림하여 국회 불임 상태를 지속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은 제19대 국회의 입법 발목잡기에 분노하여 국회 개혁 범국민연합을 결성하여 2015년 10월 19일에는 서울시민광장에서 문화제까지 열었다. 이 시민단체는 193개 시민단체의 연합체이며 천만명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이 단체는 앞으로 국회 해산, 국회의원 파면, 국회특권 줄이기 등 시민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헌법을 개정하여 다당제ㆍ연립정부로 가지 않는 한 다수당이 국회 운영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미국식으로 바꿔야 한다.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이 차지하고, 상임위원회는 표결 처리하여 회의록을 공개하고, 법사위원회는 본래 기능인 자구 수정만 할 수 있게 국회 운영을 민주화하여 미국식 대통령제와 같이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여야 할 것이다. 헌정 7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구태의연한 '동물 국회' '식물 국회'를 재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프로필
서울대 법대, 뮌헨대 유학(헌법학), 서울대 법학박사- 서울대 법대 교수-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헌법연구소장- 탐라대 총장-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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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2/01 17:46:48 수정시간 : 2020/02/07 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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