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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칼럼] 배종찬 "응팔 세대가 서울 총선 당선자 결정한다…3대 변수는?"
  • 기자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승인시간승인 2016.01.29 11:49
당선자 결정하는 첫째 변수는 '응팔 세대'(40대 중반~50대 초반) 표심
30~50대 가정주부층 표심도 매우 중요… 자녀 교육·주거·일자리에 민감
핵심 이슈도 주요 변수… 과거 뉴타운·무상급식·막말 파문 등이 승부 갈라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데일리한국=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칼럼] '응답하라 1988'. 아득한 30여년 전의 느닷없는 추억이 아니다. 얼마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응팔’로 애칭되는 이 드라마의 대흥행으로 종전의 모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소위 시청률 완판 드라마마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보기 힘든 관심을 끌었다.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2030 세대에서만 시청률이 높았다고 넘겨 집는다면 오산이다. 1988년 무렵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보내고 90년대 초반에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라면 지금쯤 40대 중반에서 50대 전후의 나이는 되었을 것이다. 이들이 드라마를 통해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드라마 속 이야기로 등장한 88 올림픽에 대한 추억도 응팔 세대의 가슴을 쿵쾅 뛰게 만들었다. 굴렁쇠를 굴리며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을 가로질러 뛰어가던 천진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많은 국민들은 잊을 수가 없다. 홍콩 느와르의 대명사인 주윤발 주연의 ‘영웅본색’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몇 번씩 돌려 보고 또 돌려 보았던 명작으로 기억된다. 오죽했으면 영화 속의 명장면으로 주윤발이 성냥개비를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어대는 모습이 있는데 남자라면 한번쯤 따라했을 정도였다. 온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되는 1988년이었다. 특히 드라마를 통해 재현된 쌍문동은 서울 소시민들의 추억이 서린 곳이었다. 그런데 국민들의 마음은 하나였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일구어낸 한국 정치는 곧바로 다음해인 1988년 총선에 돌입했다. 대통령선거에서 분열되었던 야권은 나누어진 그대로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직면했다. 시대는 달랐지만 야권 세력이 분열되었다는 점에서는 제20대 총선을 앞둔 지금의 야권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초접전이 펼쳐졌던 곳은 서울이었다. 42개 지역구에서 집권 여당인 민정당은 10석에 머물렀다. 야권이 분열되었지만 통일민주당이 10석, 평화민주당이 17석으로 두 민주당이 가져간 의석이 27석이었고 신민주공화당도 3석을 차지했다. 그리고 무소속이 두 명 당선되었다. 서울은 올 총선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88년 총선에서도 최대 격전지는 서울이었다.

'응팔'의 덕선 부모는 88년 총선 때 누구 찍었을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성덕선(혜리 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누구에게 투표했을까. 당시 도봉구 쌍문동이 지역구에 포함된 도봉 갑에서는 신민주공화당의 신오철 후보가 당선되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였고 당선자는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신민주공화당의 후보였다. 여당이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한 것도 놀랍지만 야당 후보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당세가 약한 정당의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그림1). 지금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야권 단일화는 88년 도봉갑 선거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당선자는 2위와 큰 격차로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3만9,873표 득표). 단일화 또는 연대가 없었지만 서울 전체 의석의 4분의 3 넘게는 야권에게 돌아갔다. 수도권 지역의 특성상 정당보다도 후보자의 경쟁력 차이가 당락을 갈랐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의 당선자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일까. 야당의 세력이 나누어진다는 점에서 1988년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도 많이 찾을 수 있다. 88년을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응팔 세대'(1988년을 전후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세대)가 투표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박빙 지역의 승부처에서 높은 투표율과 함께 집단적 정치 성향을 나타내기도 하는 세대이므로 이번 서울 지역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 응팔세대는 누구에게 투표할까. 다음으론 가정주부층의 표심이 서울 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이슈가 천안함 사태보다 더 크게 작동한 건 아이들의 학교 급식에 유난히 민감한 가정주부층의 집단적 표심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30대부터 50대까지의 주부층은 자녀 교육, 일자리 등의 이슈에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사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일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가정주부층이 정부에 비판적인 성격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학력 수준이 높은 서울의 가정주부층이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의 후보에게 미소짓게 될까. 마지막 변수는 정당의 지지율을 넘어 그리고 후보자의 경쟁력을 넘어 총선의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이슈(Core Issue)가 당선자를 결정짓는다. 일각의 주장처럼 삼파전 또는 삼파전 그 이상이 될 서울 총선에서 야권의 분열을 가장 큰 변수로 보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야권 연대 또는 야권 단일화가 정당의 의지와 후보자들의 이해관계를 공급자 측면에서 판단한 것이라면 당선을 가늠하는 변수는 유권자 쪽으로부터 발견되어야 하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

서울 총선 첫째 변수는 '응팔 세대'(40대 중반~50대 초반)

서울 총선 당선자를 결정짓는 첫 번째 변수는 응팔 세대의 표심이다. 40대 중·후반에서 50대 초반 연령대인 이 세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고등학교 재학때는 올림픽(88년)이나 아시안게임(86년)을 경험했고 직선제 개헌으로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고 본격 참여하기 시작한 세대이다. 2030세대가 선거에서 진보적 성향이 강하고 50대 후반 이상은 보수적 유권자층이 많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응팔 세대는 한쪽으로 표심이 지우치지 않고 선택적인 투표를 하는 특성이 있다. 오분육열되어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 서울 지역 후보자들은 응팔 세대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30~50대 주부층 표심 중요… 자녀 교육, 일자리 이슈에 민감

서울 총선 당선자를 결정짓는 다음 변수는 가정주부층이다. 직업의 특성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내 가족의 안위와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정주부층의 유권자 특성이 선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전업 주부의 비율이 과거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직장 여성일지라도 가사 관련 일에 대한 관심도는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높다. 여성, 엄마, 학부모로서 공유하는 공감도는 남성보다 높은 편으로 이해된다. 평상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의 직업별 비중을 보면 화이트칼라와 가정주부가 각각 거의 전체 유권자의 4 분의 1 씩을 차지하고 있다. 가정주부층은 연령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했고 근래 들어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덧붙여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비슷한 장면이 소개되었는데 지역 커뮤니티에서 가정주부들의 유대 의식은 강한 편이다. 아이들의 문제로 또는 주거 문제 등으로 연대감을 가지고 모이기도 하고 정치적 이슈에 대해 서로 교감하며 집단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가정주부층이라고는 하지만 2011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과 관련한 입장에 대해선 우호적이지 않았다. 반대로 2008년 총선에서는 민감한 주거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뉴타운 이슈’가 등장하자 곧장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이쯤되면 서울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왜 앞치마를 두르고 선거 유세를 다녀야하는지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셋째 변수는 '핵심 이슈'…뉴타운, 무상급식, 막말 파문 등

서울 총선 당선자를 운명짓는 또 하나의 변수는 핵심 이슈(Core Issue)이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기준으로 50석에 육박하는 48석의 의석이 걸려 있는 서울 선거는 각 정당이 총력전을 벌이는 장소이다. 후보자 개인의 선거 캠페인뿐 아니라 정당 차원의 선거운동이 전개된다. 즉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국가적 변수 또는 지역적 변수로 인해 선거판이 출렁거린다. 2004년 총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이 서울 지역 최대의 변수였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제18대(2008년) 총선에서는 ‘뉴타운 개발’로 당시 한나라당 서울 출마자들이 재미를 보았다. 2010년 지방선거때는 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 만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이슈가 선거의 방향타를 야권 쪽으로 기울게 했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는 정권심판적 성격이 강해 서울에서 야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에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후보자의 막말 파동으로 예상했던 의석수만큼 야당이 확보하지 못했었다. 2012년 총선(4월11일)바로 다음날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전국750명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6%P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총선 최대 이슈가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막말 파문’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경제복지, 정책 공약’, ‘민간인 사찰’ 순이었다. 특히 막말 파문은 서울 지역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8%포인트 가까이 더 높았다(그림4). 막말 파문이 선거 결과에 끼친 영향이 매우 컸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번 서울 총선을 지배하는 핵심 이슈는 무엇이 될까.

'응답하라 2016'.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제 20대 국회 구성을 위한 총선거가 70여일 앞으로 가까워졌다. 정치권에서는 ‘인재 영입이다 혁신 방안이다’라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집중해 있다. 미디어의 관심을 높이고 후보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보탬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선거 준비는 짧은 시간 내 한 표라도 더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해에서 비롯할 뿐 다수의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가져다주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금의 앞서가는 지지율에 취해 있다면 민생을 제대로 돌아보는 데 실패하고 말 것이다. 야당은 선거를 앞두고 연대 또는 단일화를 통한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데만 몰두한다면 싸늘한 민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책 수요자 시각에서 응팔 세대는 누구인지, 가정주부층의 애환과 고민은 무엇인지. 선거판 전체를 요동치게 할 수 있는 핵심 이슈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시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적어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시민들이 생채기 나는 일은 없어야겠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길리서치 팀장-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사,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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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1/29 11:49:14 수정시간 : 2020/02/07 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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