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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학자 칼럼] 조하현 "파리 기후협약의 한국 경제 파장…위기 속 무궁무진한 기회"
  • 기자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승인시간승인 2016.01.13 17:21
파리협약으로 세계 각국, '죄수의 딜레마' 벗어나 온실가스 감축 대장정 돌입
미국·중국 등이 참여해 과거 기후협약과 달라… 에너지 신산업의 급성장 예고
"위기 속에 무궁무진한 기회"… 기후 협상에서 한국이 주도적 위치 유지해야
  •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데일리한국=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칼럼]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이 채택되었다. 이는 교토의정서에 이어 2021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신(新)기후체제로, 지난달 중순 프랑스 파리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에서 결정되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의 노력은 마치 경제학의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게임과 유사하여, 온실가스 감축에서도 타국의 선택과 상관없이 자국은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그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모여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온실가스를 함께 줄임으로써 기후 문제 해결이라는 대장정을 시작한 것을 의미하므로 뜻 깊은 첫 걸음이다.

'죄수의 딜레마'였던 온실감스 감축 문제

파리 협약의 핵심은 모든 당사국이 스스로 감축 목표를 약속하고 지구의 기온 상승을 상당히 낮게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기온 상승을 2℃보다 더 낮게,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한다는 목표가 설정되었고, 교토의정서와 달리 온실가스 감축 행동이 선진국, 개도국, 극빈국 등 거의 모든 국가로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이번 파리 회의에 참가한 모든 당사국은 스스로 결정한 ‘국가별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방안'(INDC,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을 이행하되 5년마다 그 이행 여부를 점검받고, 더 강화된 목표를 5년마다 제출해야 한다. 또 신(新)기후체제에서 선진국들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협의가 주된 관점인 만큼 2020년부터 연간 $1,000억 규모의 기후 재원을 지원한다는 데도 합의하였다. 이 밖에도 협정은 기술 이전, 교육, 적응 방안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정을 담고 있다.

파리 협약이 과거의 기후변화협약과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과거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과 중국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기후변화협약에 비협조적이었던 미국이 참여했다는 것은 향후 협약 이행에 상당한 구속력이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둘째, 목표치를 단순히 하향적으로 할당받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산업계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국제사회로 상향적인 목표를 상의하고 공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 이상으로 감축·적응·기술 이전 등 감축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리 협약이 과거 기후변화 협약과 다른 점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각국이 스스로 결정한 감축 계획을 종합해보더라도 지구 평균 기온 2℃이상의 상승이 예상되며 이번 협약도 합의의 법적 구속력이 거의 없다. 또 앞으로 오랜 기간 협약의 구체적 내용을 합의해야 하며, 각 국가별 비준을 완료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파리 협정은 한국의 에너지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첫째, 에너지 신(新)산업의 급격한 성장을 예고한다. 신(新)기후협약 체제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석유, 석탄 등의 온실가스 다(多)배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풍력·수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에 주력하는 것을 뜻한다. 신재생에너지는 개도국의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저탄소형 경제로의 진입에 발판이 되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화석연료보다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온실가스 감축 효율이 높은 기술 또는 제품을 수출 산업화하여 시장을 선점한다면 한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둘째,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 목표를 이행하여 앞으로의 기후 협상에서 한국이 주도적 위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기후변화 관련 주요 국제기구의 유치국이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의장 이회성 박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술집행위원회(TEC) 위원 성창모 녹색기술센터 소장,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신기후체제의 최전선에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는 이때 솔선수범하는 선례를 보임으로써 외교적 역량을 키워갈 수 있다.

"기후변화 위기는 치명적…위기 속에 무궁무진한 기회"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제출한 INDC대로 2030년 기준 온실가스배출 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이행해야 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키되 국민생활과 산업계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세부 계획 수립 단계에서 정부뿐 아니라 공론화를 통한 기업, 시민, 민간단체 모두의 참여와 실천 의지가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이상적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목표연도가 15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율이 높은 원자력발전과 청정연료인 천연가스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 위기는 그 어떤 리스크보다 예측이 어렵고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그러나 위기 속에는 항상 무궁무진한 기회가 숨어 있다.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역사적인 어젠다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도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이다.

■조하현 연세대 교수 프로필
연세대 경제학과,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석사)-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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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1/13 17:21:13 수정시간 : 2020/02/07 1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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