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민당 창당대회 준비 중…신당 통합 과정에서 늦춰질 수도"

"새정치연합 궤멸 수순…안철수의 혁신 전대 구상도 현실성 없어"

"야권 이대론 안된다는 명령에 따른 것…신당, 미풍에 그치진 않아"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1일 <데일리한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천정배·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통합할 가능성이 100%"라고 강조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내년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내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 탈당 후 각각 신당 창당을 준비하며 흐름을 주도해온 박준영(신민당) 전 전남지사와 천정배(개혁적 국민정당) 무소속 의원, 박주선(통합신당) 무소속 의원은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총선을 향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박준영 전 지사는 1일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천정배·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통합할 가능성이 100%"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전 지사는 "현재로서는 조금씩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조율해나가며 결국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지사는 "신민당은 당초 12월에 창당대회를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지만, 통합된 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일정이 조금 조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민당에 참여할 인사가 많지만 '간판급 인사'가 신당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명망가보다는 각계 전문가들이 정계에 더 진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박 전 지사와의 일문일답.

- 신민당 창당대회 준비가 한창이라던데.

"10월 29일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 전반에 만연된 부패의 악순환을 끊고, 보통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를 위해 민생실용주의 정당을 건설할 방침이다. 창당대회 개최를 12월로 잡고, 거기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 신당이 하나로 가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 일정은 조금 변경될 수도 있다. 창당을 위해서는 5개 시도당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유연하게 준비하는 중이다."

- 신당의 성공 요건 중 하나로 '간판급 인사'의 참여가 꼽힌다. 신민당 상황은 어떤가.

"참여 인사가 많지만 여러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정계·재계·법조계·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가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분들의 입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간판급 인사'의 참여가 반드시 신당의 성공을 좌지우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명망가보다는 각계 전문가들이 좀 더 정계에 많이 투입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할 수 있다."

- 만일 호남에서 신민당에다 천정배 신당, 박주선 신당이 모두 후보를 내면 4파전이 돼 새정치연합이 한층 유리해질텐데.

"당연한 질문이고, 당연한 걱정이다. 언론에서 '호남 신당'이란 말을 쓰면서 호남에서의 승부에 중점을 두는 것 같은데 진짜 승부는 수도권에 있다. 현행 선거구로 따지면 호남은 전체 30석밖에 되지 않는다. 수도권이 112석이다. 수도권 공략도 중요할 듯싶다. 어디에서든 4파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신당이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천정배 신당, 박주선 신당과 합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가?

"합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본다. 다만 현재로선 조금씩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토론 등을 통해 조율하고 극복해 결국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문재인 대표가 제시한 문·안·박 연대에 대해 '호남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 말한 박준영 전 지사는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대 역제안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 만일 3개의 신당 세력이 손잡으면 새정치연합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다음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은 가만히 놔둬도 궤멸할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4·29 재보선에서는 네 곳 중에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하물며 야권 텃밭마저 수성하지 못했다. 10·28 재보선에서 또 졌다. 사실상 새정치연합의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패배는 제1야당의 궤멸을 바라볼 수만 없기 때문에 신당이 필요하다고 국민이 명령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신당이 여러 갈래로 분열될 경우 총선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모아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끌어내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새누리당이 영구적으로 집권할 체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합쳐야 한다."

- 최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제시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대해 "호남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문 대표가 왜 광주에서 문·안·박 연대를 하겠다고 발표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호남 주민의 지지를 부탁하러 호남에 온 사람이 호남을 배제한 채 특정 지역 출신 인사만을 거론한 것은 호남 주민을 철저히 우롱하고 무시한 처사라고 본다. 또 안 전 대표는 여러 고민 끝에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현실성은 없다."

- '문·안·박 연대'가 무산되면서 새정치연합 갈등이 더욱 첨예화했다. 기사회생할 방법이 있다고 보는가.

"사실 탈당하고 새 당을 차리는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새정치연합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삼가려 한다. 각 계파들이 너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게 새정치연합의 현 모습이다. 새정치연합 내에도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양심 있는 의원들이 20여 명 정도 있다. 그 분들이 당의 현주소가 어떤지 제대로 파악하고 치열한 논쟁 등을 통해 당을 바꿔나가야 할 듯싶다."

- 신당 추진에 대한 기존 정치권의 견제 움직임이 느껴지는가.

"새정치연합으로부터 엄청난 견제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 탈당 움직임이 일자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비노(非盧) 상당수에 당직을 주고 아우르는 식으로 자세를 바꿨다. 또 신당 창당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정치적 파워가 큰 원로들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

- 신당 흐름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진 않을 것이다. 신당 창당 흐름은 '더 이상 새정치연합으로선 안 되므로 신당이 나와야 한다'는 국민적 명령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같은 명령이 있었는데 오히려 늦게 시작한 셈이다.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이 새정치연합은 안 된다고 심판했다. 또 신당이 나오면 표를 주겠다는 사람도 많이 있어서 파괴력이 예상된다."

- 내년 총선에 직접 출마할 계획은.

"아직까지 총선 출마 계획은 없다. 다만 좋은 신당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봉사할 생각이다. 바른 정치로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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