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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은"지금의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일단 대통령이 되고 보자는 생각만 앞서 있기 때문에 대권 행(行)에 유리한 노선만 상정해 원칙 없이 반대만 하거나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각성을 촉구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인터뷰= 데일리한국 김광덕 뉴스본부장 / 정리= 김종민 기자] 신경식(77) 대한민국헌정회장은 5일 "지금의 여야 정치지도자들은 국가를 먼저 걱정하기보다는 일단 대통령이 되고 보자는 생각만 앞서 있기 때문에 대권 행(行)에 유리한 노선만 상정해 원칙 없이 반대만 하거나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4선(13~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 헌정회장은 이날 국회 헌정회장실에서 데일리한국·주간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극렬한 야당 투사 출신 지도자들이었지만 항상 자신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에 대해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나온 일종의 과도기적 절충안"이라며 백년대계 차원의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이제는 헌법을 바로잡아서 정상화로 가야 한다"면서 "헌정회 차원에서도 내년 초 개헌안을 만들어 국회와 정부 등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 선진화법 폐기도 주장했다. 그는 "헌정회 차원에서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는 국회 선진화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성명을 여러 차례 냈다"고 소개하면서 "충분한 토론 끝에 표결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1970년대 대한일보 정치부장을 마치고 정일권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국회의장 수석비서관에 이어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어 4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김영삼 민자당 대표 비서실장, 김영삼 민자당 총재 비서실장, 정무 제1장관,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회창 대통령후보 비서실장, 이회창 한나라당 명예총재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핵심 당직을 많이 거쳤으나 특히 정치 거물들의 비서실장을 5번씩이나 지낸 점이 보기 드문 이력이다.

- 지난 3월 헌정회 신임 회장 선거에서 큰 표 차로 유경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여당 출신임에도 동교동계 등 야권의 상당한 지원도 받았다는데.

"선거를 앞두고 동교동계 원로급 인사를 만나 도움을 요청했더니 '우리는 이미 당신을 밀기로 결정했다'고 말하더라. 동교동계 출신 전직 의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직후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의원을 지냈던 분을 밀기는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 기자 시절 자신들과 좋게 지냈던 나를 밀겠다고 말했다. 또 내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상도동계 등 여권의 여러 그룹 출신들도 나를 도와줬다. 그래서 73%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고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며 부담감을 갖고 헌정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 신경식 헌정회장은 국정화 문제로 벌어진 국회 파행에 대해 "여야 모두 밀어붙이거나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야가 국사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 헌정회는 어떤 단체인가. 회원은 몇 명 정도 되는가.

"헌정회는 전·현직 국회의원들로 이뤄진 사단법인으로 단 하루라도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은 모두 회원이다. 현역 의원들도 포함되는데, 전체 헌정회 회원은 현재 1,300여명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들이 대부분 헌정회원이다. 또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헌정회원이었다. 헌정회원들은 오랜 의정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정파를 떠나 우국충정의 목소리를 내면서 국가 현안에 대한 의견과 정책 대안을 제시해 왔다."

- 헌정회의 주요 현안과 향후 주요 활동 방향은.

"연로지원금 문제 등 회원들의 복지가 시급한 현안이다. 그동안 65세 이상의 전직 국회의원들 모두에게 월 120만원가량의 연로지원금을 지급했으나 국회 사무처가 지난해 1월부터 지급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재산이 18억원이 넘거나 월 소득이 350만원이 넘는 회원, 국회의원 재직 기간이 1년 미만인 회원들은 제외시켰다. 여야가 국회에서 자주 대립하는 바람에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헌정회 회원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연로지원금을 단순히 생활보조비라기보다는 전직 의원들의 명예 존중과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기여한 헌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고령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예방접종, 검진 등 회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매달 외부 전문가들과 고위 인사들을 초청해 심도 있는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알차게 운영할 생각이다."

- 헌정회 차원에서 정치 개혁을 위해 힘을 보탤 계획이 있다면.

"헌정회에 소속된 많은 회원들은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대통령 직선제 도입으로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과도기적 절충안'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제는 이것을 바로잡아 정상화로 가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백년을 내다보면서 헌법의 틀을 고쳐야 한다. 헌정회 내에 관련 분과위원회에서 내년 초 개헌안을 만들어 국회와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4년 중임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국회가 현재 단원제인에 비례대표를 줄이고 상·하원의 양원제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헌정회 차원에서 국회 선진화법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여러 차례 냈다. 충분한 토론 끝에 표결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인데, 국회 선진화법은 표결에 제약을 둠으로써 다수결 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 여야가 늘 '갈등과 대립의 정치'를 해왔다. 이를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바꾸기 위해 여야 정당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무엇보다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문제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극렬한 야당 투사 출신 지도자들이었지만 항상 자신보다 당을 생각했고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도 그분들의 진정성 자체는 믿었다. 하지만 지금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보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뿐이지 나머지는 다 후순위다. 정치지도자라면 지도자다운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과거 자유당에 맞서 야당 당수로 활약했던 조병옥 박사가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고 했던 유명한 일성(一聲)을 상기해야 한다. 정권과의 투쟁을 위해 나라를 흔들 수 없다는 고민을 했던 것이다. 선배 정치지도자들은 자신의 이해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철학을 갖고 나라를 이끌고 정치를 했다. 여야의 중진들은 좀 각성해 달라. 그게 헌정회 회원들의 부탁이고 호소이다."

- 요즘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면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데.

"헌정회는 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심각해져서 헌정회 안에 '역사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결과 국정화가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현재 국회가 이 문제로 파행되고 있는데, 여야 모두 밀어붙이거나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야가 국사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

- 몇 년 전에 『7부 능선엔 적이 없다』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냈다. 어떤 의미로 그런 제목을 붙였는가?

"저는 정일권 국회의장 비서실장부터 김영삼(YS)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총재 등 정치 거물들의 비서실장만 모두 5번을 거쳤다. 내가 취재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까지 포함해 그 분들 모두 '10부 능선' 주변에서 인생을 산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저는 '7부 능선' 정도에서 살았기 때문에 큰 적도 없었고, 큰 낙오도 없었다. 위로 올라가려면 끌어내리고 발로 차서 떨어뜨려야 하고, 어려운 고비를 많이 맞이하지만 저는 태생적으로 그런 투쟁적 기질이 부족했다. 곁에서 지켜 본 그 분들은 하나같이 특출한 장점을 갖고 있었다. 정일권 전 총리는 항상 타협과 조정·관용을 인생 철학으로 삼았었고, YS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뚝심을 갖고 있었다. DJ는 매사를 지혜롭게 판단한 후에 행동했다. 이회창 전 총재는 빈틈이 없었던 냉철한 지식인이었다."

■ 신경식 헌정회장 프로필
충북 청원 출생 - 청주고, 고려대 영문과·언론대학원 - 대한일보 정치부장 - 국회의장 비서실장 - 제13·14·15·16대 국회의원(4선·충북 청원) - 민주자유당 대표·총재 비서실장 - 정무 제1장관 - 한나라당 사무총장 - 한나라당 대선기획단장 - 새누리당 상임고문 - 헌정회 부회장 - 헌정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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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11/05 17:03:32 수정시간 : 2015/11/05 17: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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