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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화 국회의장 중미 방문기] 코스타리카 대통령 "한민족은 아름다운 전통문학 통해 여러 국민들 마음 침범했다"
  • 기자정의화 국회의장 승인시간승인 2015.10.02 18:39
정의화 의장 "한국은 아들 대에서라도 반드시 은혜 갚는 나라"
파나마 대통령 "쿠바는 한-쿠바 수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
"한-중미 FTA 조속한 체결로 새로운 기회를 열어나가야" 공감
  • 정의화(왼쪽) 국회의장이 코스타리카 루이스 솔리스 대통령과 면담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편집자 주=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9월 13일부터 22일까지 파나마·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 3개국을 방문했습니다. 정 의장은 외교 활동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차원에서 중남미/일본/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라오스/미국/필리핀·베트남/인도·캄보디아/체코·헝가리·크로아티아 방문기에 이어 이번에 중미 3개국 방문 리포트를 써서 데일리한국에 특별 기고를 했습니다.

[데일리한국= 정의화 국회의장 중미 방문기] 지난 9월 13일부터 22일까지 7박 10일 일정으로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 3개국을 방문했다. 새누리당의 최봉홍·양창영·박윤옥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의 홍익표 의원이 대표단에 참여하였다. 이번 순방의 가장 큰 목적은 한-중미 FTA를 비롯해 중앙아메리카와의 경제 협력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데 있었다. 실제로 우리 대표단이 귀국길에 오른 9월 21일, 서울에서는 한-중미 FTA 제1차 협상이 시작되었다. 한-중미 FTA 대상국은 이번 순방 3개국에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를 더한 여섯 나라이다. 이들 중미 국가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나라와 주요 인사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기에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자 간 협력관계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세 나라 모두 쿠바와 각별한 외교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한-쿠바 외교관계 수립에 대한 세 나라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첫 번째 방문국인 파나마는 중앙아메리카의 지정학적 이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이며,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온 전통적인 우방국이다. 우리의 국보 20호인 ‘다보탑’을 그대로 본떠 만든 ‘한국-파나마 우호의 탑’을 둘러보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를 시찰하는 것으로 파나마 공식 일정을 시작하였다.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리나라도 세계 6대 파나마 운하 이용국가이다.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운하를 통과하는 수많은 선박들을 보면서 파나마가 왜 세계 물류의 중심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파나마의 형제국인 대한민국 국회의장 일행 방문을 환영"

파나마 국회의장과의 면담에 앞서 파나마 국회 시찰에 나선 우리 대표단은 때마침 본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는 ‘고등학생 모의국회’를 참관하는 행운을 누렸다. 한국 국회에서 1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국회’와 유사한 프로그램이었다. 전국에서 선발된 파나마 미래지도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 파나마의 밝은 미래를 확신할 수 있었다. 행사 진행 중 데 레온(De Leon) 국회의장이 방청석에 앉아 있는 한국 대표단을 소개해 파나마 학생들로부터 따뜻한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본회의장 구조도 특이했다. 방청석이 의석보다 훨씬 많았고, 유리칸막이로 구별해 놓았을 뿐 방청석과 의석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다. 많은 국민들에게 의회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계속해서 한국 국회 대표단은 파나마 국회청사 의장 회의실에서 데 레온 국회의장을 비롯한 파나마 의회 지도자들과 면담을 가졌고, 이 자리를 통해 ‘대한민국 국회와 파나마 국회 간의 협력에 관한 협정’이 체결되었다. 양 의회 간 협력협정 체결은 우리 대표단의 도착 직후 파나마 측에서 나온 제안에 대해 우리 측이 동의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양국 국회의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상호 방문 활성화, 입법정보 교류 증진 등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협정 체결로 그동안 다소 소원했던 한-파나마 간 의원외교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파나마를 단순 경유했던 기록을 제외하면, 한국 국회의장의 실질적인 파나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면담에서 나는 “그동안 파나마 의회와 정부가 국제사회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성원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또 “한국 국회 대표단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파나마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심화·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 레온 의장은 “한국은 파나마의 형제국가이다. 한국 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의회 간 교류협력이 증대되고 양 국민 간 관계가 한층 돈독해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우리 대표단은 한-중미 FTA가 한-파나마 양국의 경제에 큰 기회가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며 FTA 협정의 체결과 비준에 대한 파나마 의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해외 순방에서 외국 지도자들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이지만, 이번에도 파나마 의원들은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인 내가 어떻게 정치의 길에 들어섰는지 궁금해 했다. 그래서 “동양에는 소의(小醫)는 질병을 고치는 의사이고, 중의(中醫)는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의사이며, 대의(大醫)는 사회의 병까지 고치는 의사라는 말이 있다. 나는 한국 사회의 병증을 고쳐보기 위해 20년 전 정치를 시작하였다”고 답했다. 파나마도 그야말로 격변의 근현대사를 겪은 바 있기에 우리들 사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느낌이었다.

  • 정의화(오른쪽) 국회의장이 파나마 까를로스 바렐라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쿠바는 한-쿠바 수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

오후에는 대통령궁을 방문하여 바렐라(Varela) 대통령과 환담하였다. 스페인 식민 시대의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파나마의 대통령궁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상품이다. 구(舊)시가지의 빈민가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는 점도 특이했다. 궁 안에서 백로를 놓아기르고 있어 ‘백로궁’이란 별칭으로 더욱 유명하다. 서민들과 어우러진 대통령궁의 위치와 자유롭게 거니는 백로의 모습에서 파나마가 추구하는 조화와 공존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바렐라 대통령은 먼저 2010년 한국 대통령 방문시 외교장관으로서 행사를 총괄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대한민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광산개발 분야 등 한국 기업들의 대 파나마 투자를 높이 평가하며, 우리 대표단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전략적 우호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는 바렐라 대통령에게 반세기 만에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노하우와 경험을 소개하며 “파나마가 항만·물류·항공 등 인프라 분야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파나마의 지정학적 강점이 한국의 경험·노하우와 결합된다면 양국의 공동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지난 4월의 7차 미주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축하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쿠바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주선하여 미국과 쿠바가 59년 만에 관계를 회복하게 한 바렐라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쿠바와 미국의 수교가 세계 평화에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한-쿠바 수교 역시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니 파나마 측이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파나마 대통령이 쿠바를 국빈방문하는 등 파나마와 쿠바는 급속한 관계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바렐라 대통령은 “쿠바는 한-쿠바 수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한-쿠바 수교 관련 한국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하겠다고 답했다.

"한민족은 아름다운 전통문학 통해 여러 국민들의 마음을 침범"

우리 대표단의 두 번째 방문국은 코스타리카였다. 중미 지역의 선도국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나라였다. 국토의 30%를 보존 지역과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정도로 원색의 순수함이 잘 살아있었다. 또 정치와 법치, 사회복지와 교육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국가이다. 심지어 군대도 없는 나라이다. 코스타리카를 흔히 ‘중미의 스위스’라고 하는데, 내 느낌에는 민주주의 가치를 근 200년 동안 지켜왔으며 평화와 인권, 환경의 가치를 지키고 있는 이 나라에게는 ‘중미의 진주’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듯했다.

9월 16일 오전, 한국 대표단은 코스타리카 솔리스(Solis) 대통령을 예방했다. 솔리스 대통령은 역사학자 출신이었는데, 그의 한국에 대한 지식과 평가는 놀라웠다. 그는 “한국이 5천년 역사를 통해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한민족은 아름다운 전통문학을 통해 여러 국민들의 마음을 침범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고대 문학을 칭송했다. 계속해서 솔리스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문화가 아시아 문명권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한민족의 삶에 대한 열정이 거기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석했다.

나는 코스타리카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점을 부러워하며, 이웃·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를 만든 코스타리카 지도자들의 뛰어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코스타리카의 194주년 독립기념일(9월 15일)을 축하하고, 코스타리카가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항상 우리를 지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파나마에서와 마찬가지로 코스타리카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쿠바 간 외교관계 수립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에 대해 솔리스 대통령은 연말쯤 쿠바를 방문할 계획임을 밝히고 “한국의 입장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쿠바를 방문해 의장님의 말씀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한-중미 FTA 체결을 계기로 양국의 무역과 투자 증대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고, 신공항·교량 건설 등 인프라 사업, 전자정부와 전자여권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상생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21세기 문명의 시대에 잘 맞는 나라, 코스타리카"

대통령 면담에 이어 우리 대표단은 오르띠스(Ortiz) 코스타리카 국회의장과 만나 양국 의회 간 교류확대와 두 나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오르띠스 의장은 “민주주의와 자유 등 공동의 가치를 지켜가고 있는 한국 국회 대표단의 방문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코스타리카는 UN 등 국제무대에서 늘 한국과 같은 방향으로 일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 중미 여러 나라들 중 한국 국회와 가장 활발한 교류를 펼쳐주는 코스타리카 국회 측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히고, 민주주의와 평화·환경 보전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중미의 진주’와도 같은 나라, 코스타리카를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양 측 대표단은 두 나라 간 교역·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한-중미 FTA의 조속한 체결·비준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5억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는 양국의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우리 측 대표단은 세계적인 수준인 코스타리카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고, 실제로 동 분야의 산업은 향후 양국 간 협력의 중요한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타리카 측 배석자 중에는 여성 의원들이 많았다. 전체 여성 의원의 비율을 묻자 오르띠스 의장은 “현재 총 의원의 38%가 여성인데, 향후 50%로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비행기가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듯이 국가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양성평등 실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국회의 현실을 생각할 때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또 부럽기도 했다. 코스타리카의 열린 사고는 우리가 분명히 배워야 할 점이다.

과거 세계가 전쟁과 패권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환경·평화·인권 등 높은 가치가 지배하는 ‘문명의 시대’이다. 문명의 시대에 잘 맞는 나라 중 하나가 코스타리카였다. 코스타리카의 수도인 산호세(San Jose)에서는 ‘도심 속 녹지’가 아니라 ‘녹지 속 도심’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쾌적한 환경과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 아주 부유하지는 않지만 항상 여유롭게 살아가는 생활 패턴, 이러한 것들이 이 나라 국민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 정의화(오른쪽) 국회의장이 엘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한국을 닮은 나라, 희망을 꿈꾸는 나라, 엘살바도르"

우리 대표단의 마지막이자 세 번째 방문국은 엘살바도르였다. 한반도의 1/10밖에 안 되는 좁은 국토에 637만 인구가 조밀하게 모여 사는 나라, 천연자원은 적고 치안 불안과 내부 갈등으로 힘겨운 시대를 보내는 나라가 엘살바도르이다. 도착한 첫날부터 시내 식당 앞을 지키는 무장경호원들이 여기저기 눈에 띌 정도로 치안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는 성실하고 근면한 국민성, 잘 살아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나라였다. 어쩌면 과거 한국의 모습을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살바도르 첫 공식 일정으로 페냐(Pena) 국회의장과 정당 대표들을 만났다. 면담 전날 대표단 도착에 맞춰 내린 비가 화제가 되었다. 페냐 의장은 “가뭄으로 3만 5천 명 이상의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어제 많은 비가 와서 너무나 반가웠다”고 덕담을 건넸다. 나도 “대표단이 도착한 어제 저녁 비가 내려서 기뻤다. 동쪽 지역에 특히 가뭄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한국 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더 많은 단비가 내리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우리 대표단의 이번 엘살바도르 방문은 1962년 수교 이래 최고위급 방문이자 최초의 대한민국 국회의장 방문인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한-엘살바도르 간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페냐 의장 역시 두 나라는 반세기 이상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는데, 이번 최고위급 한국 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면담에는 엘살바도르 각 정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하여 한국 국회 대표단의 방문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 과정에서 좌우를 망라해 각 정당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페냐 의장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자상하고 후덕한 외모의 페냐 의장이 오랜 기간 게릴라 활동(인민해방군)에 직접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놀랐으나, 그런 고난의 세월이 있었기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장 면담에 이어 엘살바도르 국회 본회장에서 연설할 기회가 주어졌다. 중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민주주의의 전당인 엘살바도르 국회 발언대에 서는 것은 그 자체로 참으로 뜻 깊은 일이었다. 나는 “1962년 외교관계 수립 이전부터 좋은 친구였던 한국과 엘살바도르 양국은 앞으로 더욱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버지가 은혜를 입으면 아들 대에서라도 꼭 보답하는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국민은 엘살바도르 국민이 그동안 보내준 지원과 성원을 결코 잊지 않고, 믿음직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가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엘살바도르가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근면하고 성실한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있는 한, 엘살바도르는 반드시 세계에서 존경받는 훌륭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연설을 마무리했다. 본회의장에 참석한 엘살바도르 의원 모두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내주었다. 두 나라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

"한국은 아들 대에서라도 반드시 은혜를 갚는 나라"

이어서 우리 대표단은 엘살바도르의 산체스 세렌(Sanchez Ceren) 대통령을 예방하여 양국 간 우호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세렌 대통령은 예정 시간을 30분 이상 넘겨가며 한국 대표단의 방문에 큰 관심을 표명하였다.

우선 나는 엘살바도르가 우리에게 베푼 ‘은혜’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실제로 엘살바도르는 1947년 ‘유엔한국임시위원회’(UNTCOK) 위원국으로 참여했고, 1948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총회에서는 한국 정부를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한 48개국 중 하나였으며, 국제무대에서는 항상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다. 나는 “우리 국민들은 엘살바도르 국민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렌 대통령 역시 양국의 오랜 인연과 공동의 가치를 강조하며 “엘살바도르가 현재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민주주의와 평화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국가발전 계획을 착실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SOC(사회간접자본), ICT(정보통신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중미의 유태인’이라 불릴 만큼 성실하고 근면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현재 테러와 치안 불안, 가뭄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으나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엘살바도르를 위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어주는 것으로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중미 FTA 체결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3개국을 순방하며 기회가 되는 대로 교민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교민 숫자는 한 나라에 200~400명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동포사회 내에서 좋은 유대 관계를 유지하며 대부분이 현지인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역 만리’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정말 먼 나라들이지만, 한국인임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동포들 앞에서 가슴 뿌듯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나와 대표단 역시 모든 공식적인 면담 자리에서 우리 교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번 중미 순방은 이틀에 한 나라를 방문하는 그야말로 숨가쁜 일정이었으나,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에게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중앙아메리카를 재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3개국은 작은 국토, 적은 인구를 가진 나라들이지만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강점과 고난의 세월을 이겨낸 강인한 국민성을 기반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국가들이었다.

■정의화 국회의장 프로필
부산고. 부산대 의대-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18대 후반기 국회부의장, 국회의장 직무대행-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 5선 국회의원(현, 부산 중구·동구)- 19대 후반기 국회의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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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10/02 18:39:55 수정시간 : 2020/02/07 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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