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대선주자 레이스는 3강(문재인, 박원순, 안철수)+알파 경쟁 구도

차기 대선후보는 인파이터(당내 세력 기반)? 아웃복서(당 바깥 민심 기반)?

야권 신당 출현 여부, 내년 4월 총선 성적표,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변수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데일리한국=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칼럼] "차기 대선에서 여권과 야권의 대통령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좀 이르긴 하지만 벌써부터 사석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오는 8월 25일이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넘어서게 된다.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2017년 12월 19일로 계산하면 차기 대권 결정 시기가 2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오게 되는 셈이다. 2016년 4월 13일 20대 총선을 넘어 19대 대선으로 쏠리는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1998년 2월25일부터 2008년 2월24일까지는 현재 야권이 집권했고, 2008년 2월25일부터 2018년 12월24일까지는 현재 여권이 집권해 각각 10년의 집권을 하게 된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현 집권 세력과 야권 세력의 한판 승부가 '10년 집권 주기설'을 깰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 레이스를 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독주 체제 속에 유승민, 오세훈, 김문수, 정몽준, 홍준표, 남경필, 원희룡 등이 가세해 경쟁하는 양상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성과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야권의 대선주자 레이스는 3강+알파 구도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 대선 후보군들의 경쟁을 집중 분석하고자 한다. 새정치연합 등 야권 대선 후보군들을 간단히 요약하면 '3강 +알파'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3강 중 한 사람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예상됐던 시나리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알파 중 한 사람이 후보가 된다면 '다크 호스'의 부상이 될 것이다.

데일리한국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15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한 창간 기념 여론조사에서 '야권 인사 중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물은 결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19.7%), 박원순 서울시장(15.7%), 안철수 의원(13.1%) 등이 3강을 차지했다.이어 안희정 충남지사(6.5%), 김부겸 전 의원(2.9%), 천정배 무소속 의원(2.7%),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2.3%) 등이 뒤를 이었다. 리얼미터가 7월20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보면 박원순 시장(16.2%), 문재인 대표 (14.7%), 안철수 의원(11.5%), 김부겸 전 의원(8.7%), 안희정 지사(4.9%), 천정배 의원 (4.5%), 이재명 성남시장(3.4%), 심상정 정의당 대표(2.4%), 정동영 전 장관(2.2%) 순이었다.

문재인 대표의 경우 당내 친노 다수파의 지원과 지난 대선 당시의 48% 지지 등이 최대 장점이지만 확장성을 어떻게 늘려갈 것이냐가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의 최대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안철수, 박원순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 야권의 대선후보는 호남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정치권의 속설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후보도 호남에서 선택받아 대선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재선 시장으로 당선됨으로써 당내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시장으로서 업적을 성공적으로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최대 취약점인 당내 세력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사실상 문재인 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으며, 전국적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최대 장점은 핵심 지지층인 호남의 지지도가 문재인, 박원순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약한 당내 세력과 '새 정치'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새정치연합 친노 다수파가 생각할 수 있는 문재인 대표의 대체재이다.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을 경우 안 지사를 차기 후보로 옹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자신을 등판 전 몸 푸는 ‘불펜투수’로 비유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불펜투수론’은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무엇보다도 20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와 생환이 중요하다. 대구에서 당선되어 원내에 진입할 경우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본인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강진 토굴에서 집거하고 있지만, 최근 한 언론에 나온 것처럼 ‘곰팡이 론’이 본인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손 전 대표는 최근 일부 측근에게 "가끔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정치 욕심을 산 생활로 닦아내고 또 닦아낸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정치 환경의 변화와 함께 정계 은퇴 의사를 번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는 새로운 뉴DJ 세력의 규합 정도, 신당 규모, 총선 성적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호남 인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방법과 비전을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사항이다. '3강 + 알파'로 표현된 주자들을 주로 다루었지만 거론되지 않은 분들 중에 박영선 의원 등이 있다. 언제든지 새로운 인물의 출현은 가능하다. 아직 2년이 넘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는 인파이터? 아웃복서?

대선 후보의 유형은 권투로 비유하여 '인파이터형'과 '아웃복서형'으로 나누어 분석해볼 수 있다. 인파이터형은 당내 세력기반이 충분하고 당 대표를 지낸 주자들이다. 아웃복서형은 당내 세력보다는 당 바깥의 민심을 업고 후보로 당선되는 주자들이다. 역대 대통령 중 대선후보로 결정된 과정을 보면 인파이터형으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아웃복서형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있었다.

현재 야권 대선주자군들을 인파이터나 아웃복서로 나눈다면 문재인 대표는 인파이터형이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친노 세력의 대체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파이터와 아웃복서의 혼합형에 가깝다. 아웃복서형으로는 박원순 시장, 안철수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이 있다.

신당 출현 여부, 내년 총선 성적표, 후보 단일화 등이 변수

'3강 +알파'로 요약되는 야권의 대선주자군 레이스에서 몇 가지 변수들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야권의 새로운 신당 출연 여부이다. 아직은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실현되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신당이 출현할 경우 최대로 상처받을 후보는 문재인 대표가 될 수 있다.

둘째, 내년 4월 총선 성적표이다. 새정치연합의 총선 성적표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성적표가 좋다면 후보군 중에서 문재인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총선 성적표가 나쁘게 나온다면 문 대표의 지위는 불안해질 수 있고 오히려 다른 주자들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성적표는 그리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렇게 될 경우 대선 레이스의 안개는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새정치연합과 신당 등 여러 세력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신당의 후보와 정의당 등 진보 진영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방정식은 복잡할 수 있다. 이렇듯 앞으로 2년 4개월 정도 남아 있는 차기 대선의 변수는 아주 많다. 시대정신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국가운영 능력과 비전을 구현할 야권 후보는 결국 야권 세력의 핵심 지지층과 국민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프로필
중앙대 경제학과 - 국회 정책연구위원 -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 새정치전략연구소장(현)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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