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가면 이미 늦는다, 청년들이여 '회장님' 앞에 과감히 나서라"
"한국에 결단 못 내리는 청년들 많아… 전문성, 명확한 사고, 포용력 갖춰야"
"차세대 리더가 되려면 PIE(Performance, Image, Exposure)를 실천하라"

정륜 GE코리아 상무

*편집자 주= 정륜 GE코리아 상무는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주최한 '노마드포럼'에서 '한국의 청년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정 상무의 동의를 얻어 특강 요지를 칼럼 형식으로 게재합니다.

[데일리한국= 정륜 GE코리아 상무 특강 요지] GE(General Electric)는 토마스 에디슨이 1878년에 설립한 회사다. 변화를 주저하지 않으며 꾸준히 성장해 온 기업이다. 현재 GE를 이끌어가는 데는 5대 가치가 있다. 바로 '전문성' '외부 포커스' '명확한 사고' '포용' '상상과 용기'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청년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바로 전문성, 명확한 사고 그리고 포용력을 갖추라는 것이다.

"한국에 결단 못 내리고 자신감 없는 청년 많아"

한국에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젊은이가 드물다. 특히 커리어마저 유행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한쪽 업계가 유행하면 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친구를 따라 강남 가면 이미 늦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찾아서 하고, 먼저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에게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여기에 미쳤다, 이건 내가 정말 잘 알아'라고 할 수 있는 분야가 30대 전후에는 있어야 한다.

명확한 사고 역시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리더들을 만나게 되는데, 한국인들은 머릿속에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 젊은이들은 순종적이고 수줍은 편이다. 상사의 지시에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젊은이는 거의 없다. 앞에 나섰다가 괜히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 그러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이런 성향을 보이는 원인은 문화적 배경 등 다양하다. 어떻게 보면 명확한 사고를 할 수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게 있다면 그것에 대해 확실히 말하는 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좋다.

포용력 역시 갖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수용하기 어려워 한다. 자신과 다른 것을 수용하는 문화는 사실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반드시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 상상력이 풍부하고 장점이 많은데, 이 세 가지야 말로 한국의 미래 청년들이 꼭 갖춰야 할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특히 차별화와 다양성을 갖추고 틈새를 노리되 자신감과 변화의 의지를 겸비해야 한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뭘 물어보면 대답을 잘하지 않는다. 자신감이 없어서다. 자신감이 없다는 건 전문성이 없고 스스로 경험하며 느낀 게 적다는 것이다. 자신감을 반드시 키우고, 변화 의지를 갖춰야 한다. GE가 140여 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자립심 '실종'된 한국 청년의 '아름다운 이력서'

미국 대학의 한 관계자한테 한국 학생들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했다. 단번에 '아름다운 이력서'라는 답이 나왔다. 한국 청년들의 이력서는 천편일률적으로 '완벽'하다. 20년 동안 안 해본 게 없다. 한국의 명문 대학을 졸업한 뒤 다양한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고 남미 배낭여행과 아프리카 캠프 활동 등 많은 경험을 했다고 적는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청년이 '아름다운 이력서'를 내다보니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다.

또 하나 신기한 건 면접을 보면 이력서와 딴판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는데,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하고 실제로 한 경험은 적다. 특히 자립심을 갖고 스스로 한 게 드물다. 항상 부모에게 의지하다 보니 세부적인 사항까지 알려줘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명문 대학을 다니는 학생 중에서도 이 정도로 타인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꾸준히 지켜본 결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런 성향이 많이 보인다. 어머니나 아버지의 의견을 인용해서 말하다 보니 자신의 주장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앞에 나서기 보다는 뒤에 조용히 앉아 있으려는 경향이 있다. 강의실에 들어가 보면 죄다 뒷줄에 앉아 있다. 회사에서도 회의실에 들어가면 앞에 자진해서 앉는 사람이 드물다. 한국인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리더가 될 수 없다. 리더가 될 사람들은 이미 맨 앞줄에 앉아 교수나 오너 등과 소통하고 있을 것이다.

"40세 대통령·대기업 회장 나오지 말란 법 없다"

20대는 탐색기라 할 수 있다. 인성적 측면과 전문적 측면을 개발해야 한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대기업 오너의 자녀라 해도 15~16세 때 맥도날드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의 가치를 배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대가 지나서 시작되는 것 같다. 전문성은 20대 때 찾지 않으면 늦는다. 후배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훗날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10명 중 9명은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이 시기에 진지한 성찰이 없다면 30대 이후에도 방황할 수밖에 없다.

30대는 성장기, 40대는 성숙기라고 할 수 있다. GE에서는 40세 때를 글로벌 기업을 운영해도 충분한 시기로 보고 있다. 40대 전까지 청년들은 여러 경험을 통해 이 시기에는 성숙기에 접어들어야 한다. 40세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스스로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20대 때부터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을 위해 20대 때부터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GE에서 강조하는 성공의 기본 요건이 있다. 바로 파이(PIE·Performance, Image, Exposure) 방법론이다. 퍼포먼스가 좋으면 당연히 리더로 오를 수 있는 후보군이 된다. 좋은 이미지 역시 중요하다.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못하는 것은 바로 노출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보통 회사 회장을 만나면 '오늘 회장님 만난 건 큰 운이야'라고 말하는데, GE 같은 경우에는 사원이 회장이 올 자리에 먼저 가 있는다. 회장이 나타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곳에서 의견을 내는 등 눈에 띄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이 아무리 잘 나도 리더의 눈에 띄지 않으면 등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성공한 리더들을 살펴보면 인생은 성적 순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열정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청년이여, 성공한 차세대 리더로 거듭나고 싶다면 이처럼 열정과 전문성을 갖추되 성공한 멘토를 찾고 PIE를 반드시 실천하라. [정리=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sun@hankooki.com]

■정륜 GE코리아 상무 프로필
미국 캠퍼군사고등학교 (Kemper Military School)- 미국 웨스트민스터대 정치학 학사- 미국 조지타운대 국가안보학 석사- 국회 국방위원 정책보좌관- 리인터내셔널 특허법률사무소 대외협력실장- GE코리아 글로벌성장전략본부 한국 방위사업총괄 상무(현)- 한국방위산업학회 국제협력위원장(현)- 한국항공우주학회 미래기획위원회 위원(현)- 조지타운대 한국총동문회 부회장 겸 커리어멘토링 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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