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KTX 요금 낮추고 운행편수 증편해야… 2단계는 무안공항 경유해야"

"특정 지역의 특정 정치세력 절대 지지는 영속할 수 없다… 야당 혁신 필요"

"한국전력과 협력해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추진… 일자리 창출할 것"

이낙연 전남지사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이낙연(62) 전남지사는 2일 “전남이 많이 어렵다지만 생각해보면 가진 것도 많다. 후손들에게 당당한 전남을 물려주겠다"고 강조하면서 빛가람혁신도시의 진행 상황과 전남의 비전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날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후 지금까지 전남에 세계 굴지의 기업들을 포함해 국내·외 162개 기업과 2조3,546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 MOU 등을 체결했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날 개통한 호남고속철도와 관련해 “지역 발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된 요금이 낮아지고 운행 편수도 증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전남 지역의 정치 민심에 대해 "특정 지역이 특정 정치세력을 절대 지지하는 일은 영속할 수 없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선 6기 전남지사가 취임한 지 9개월이 지났다.

“도정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올해는 작년에 비해 11%나 늘어난 5조 3,000억여원의 국비를 확보한 게 큰 힘이 됐다. 이에 올 전남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대를 넘어 6조 2,800억여원으로 늘었다. 따라서 그 동안 못해왔던 광양만권 기능성 화학소재 클러스터, 목포~보성 간 철도,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등 많은 사업들도 시작했다. 또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유치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현재까지 국내·외 162개 기업과 2조 3,546억원 상당의 투자 유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특히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 있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투자 협약을 체결해 일부는 이미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어 뿌듯하다. 다만 전남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철강·조선산업의 영업 여건이 동시에 악화하면서도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안타까운 측면이다.”

-전남에서 ‘가고 싶은 섬’ 가꾸기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전남이 가진 소중한 자산을 잘 다듬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시책이다. 알다시피 섬과 숲을 가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이에 재임 기간 후에도 지속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해 우선 10개년 계획을 세웠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전남의 아름다운 섬들을 최적의 상태로 가꾸어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이다. 10년 동안 풍광과 식생, 역사와 문화 자원이 풍부하고, 시·군과 주민의 참여 의지가 강한 24개 섬을 선정해 국비와 지방비 등 2,63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600만명인 전남 섬 여행자를 10년 후에는 1,200만명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 올해는 6개 섬(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을 선정했고 내년부터 해마다 2개 섬을 추가할 계획이다.”

-‘숲속의 전남’ 만들기도 선언했는데.

“숲속의 전남 만들기는 전남 전체를 거대한 숲이나 아름다운 공원처럼 가꾸는 사업이다. 역시 10년 동안 국비와 지방비 등 5,300억원을 투자해 3만 1,000ha의 숲을 조성할 방침을 갖고 있다. 사업은 경치를 좋게 하는 ‘경관 숲’ 조성과 돈이 되는 나무를 심는 ‘소득 숲’ 조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또 ‘경관 숲’은 생활 주변의 자투리땅, 도로와 철도역 주변, 산업·농공단지, 신도시 등에 어울리는 나무를 심어 경관미를 높이는 것이다. ‘소득 숲’은 야산, 한계농지, 간척지 등에 산업용재 생산을 위한 전략 수종이나 고령화·건강 지향의 시대를 맞아 수요가 늘고 있는 견과류 등을 단지화해 지역 소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낙연 전남지사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발전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국전력을 비롯한 13개 공공기관이 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마쳤고, 6,2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에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이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하루빨리 정착하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협력 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출범할 ‘지역발전협의회(가칭)’를 통해 혁신도시와 지역 간 소통을 원활히 하고 협력을 강화해갈 계획이다.“

-한국전력과의 업무 협조가 중요할 듯하다.

“한국전력은 2020년까지 에너지기업 500개 유치를 목표로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에 전남과 광주, 그리고 한전 등이 지난 1월 ‘에너지밸리 조성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기업 유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남은 이들과 적극 협력해 에너지·ICT·콘텐츠·창업 스타트업(Start-up) 관련 분야 기업을 집중 유치해 혁신도시를 에너지와 ICT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해 나갈 것이다. 여기에 ICT 전문 인력도 2,000명을 양성해 필요한 인력도 체계적으로 양성해 공급할 계획이다. 한전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해 올해 2,622억원을 투자하는 지역 진흥사업을 추진하고, 산학연 R&D에 매년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도내 관광을 위한 ‘남도한바퀴’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는데.

“‘남도한바퀴’는 전남의 주요 관광지와 명소를 권역별로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마련한 광역 순환버스다. 운전 부담에서 벗어나 여행을 즐길 수 있는데다, 요금도 하루 9,900원으로 저렴해 여행객들의 반응이 좋다. 자가용 없이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장점) 아닌가. 이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여행 코스를 확대해 5개 권역에 8개 노선을 운영하고, 4월에 개통한 호남고속철 운행 시각에 맞춰 버스의 출발 도착 시간을 연계 조정했다. 여기에 여수 금오도 비렁길 탐방 노선을 시범 운영해 ‘가고 싶은 섬’의 매력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또한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진도 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토요 민속공연, 진돗개 공연, 운림산방 등 진도 관광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특별 노선도 신설했다.“

-호남선 KTX가 개통이 됐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지역 발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된 요금은 낮아져야 한다. 운행 편수도 수요 증가 예측에 걸맞게 증편돼야 하는 등 몇몇 과제가 남아 있는데 이는 정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분기역을 오송역으로 변경한데 따라 늘어난 19㎞ 구간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부의 당시 방침과 사회 통념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실제 분기역을 정할 때 당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추가 부담은 없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자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이용객들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요금을 낮출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 문제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 송정~목포) 노선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에서도 나주역과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이 최적 노선으로 선정돼 기획재정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또한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여기에 국제공항과 고속철도망을 연결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기존선을 일부 개량해 이용하고 무안공항은 지선만 연결하는 노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시속 200㎞의 저속철이 될 수밖에 없는데다 새마을호·무궁화호와 철로를 같이 사용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 후 중앙정부의 획기적인 안전 정책 전환을 기대했지만 국민안전처를 신설한 후 아직까지 가시화된 것이 없는 게 사실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 희생자 가족을 비롯해 진도 군민들에 대한 배·보상이 조속하고도 충분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진도 군민들은 생업을 뒤로한 채 생활상의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구조와 사고 수습에 앞장섰다. 어업과 관광업 등 진도 지역 경제는 아직까지도 회복이 요원하다. 이에 진도 군민들의 생업 피해 보상은 물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의 요구 사항이 최대한 반영돼야 할 것이다.”

-정치 이야기를 해보자. 호남 민심이 새정치연합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

“특정 지역이 특정 정치세력을 절대 지지하는 일은 영속할 수 없다. 이는 지금의 여당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야당은 인적 쇄신과 내부 혁신을 10년 넘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지자들의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매력과 신뢰감을 갖춘 지도자가 출현하고 인물 쇄신과 정당 운영 혁신을 중단 없이 이룬다면 민심도 상당한 정도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끝으로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전남이 많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생각해보면 가진 것도 많다. 이에 가진 것은 더 키우고, 덜 가진 것은 채워가며 노력하면 후손들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당당한 전남을 물려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 신명 나게 뛰겠다. 도민 여러분도 늘 함께해주시길 기대한다.”

■이낙연 전남지사 프로필
전남 영광 출생 -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 동아일보 논설위원·국제부장 - 16·17·18·19대 국회의원(전남 당양·함평·영광·장성) - 민주당 대변인·원내대표·사무총장 - 전남지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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