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해볼 만… 천정배 전 장관 행보 정권교체의 길 아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이번이 아니라 내년 총선에 전주에 나설 듯"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연대 가능성 낮아… 적절한 시점 아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25일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4·29 재보선과 관련 "2승을 위해 박지원 안철수 박영선 의원 등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인터뷰= 염영남 데일리한국 편집국장 mount3232@naver.com / 정리= 조옥희 기자]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25일 4·29 재보선과 관련, “적어도 2승은 해야 체면치레를 한다”며 “이를 위해 박지원·안철수·박영선 의원 등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선 지역 4곳 중 천정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관심을 끌고 있는 광주 서구을 지역에 대해 “처음엔 우리 당 조영택 후보가 고전하는 것으로 비쳤지만 차츰 유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서울 관악을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정동영 전 장관이 나설 경우 야권의 표 분산으로 새누리당이 앉아서 이기게 되지만 아마도 여러 이유에서 정 전 장관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본부장과의 인터뷰 다음날인 26일 정 전 장관은 서울 관악을 선거와 관련해 불출마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4·29 재보선에 어떤 프레임으로 임할 건가.

“선거 지역이 호남과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네 곳 모두 어려운 선거가 예상되지만 이전처럼 네거티브식 전략이 아니라 길게 본다는 의미에서 ‘유능한 경제 정당론’을 앞세우고 있다.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이번 재보선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의 과정에서 우리 당의 전략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험적인 성격도 있다. 문제는 이런 부분이 실제 선거 현장에서는 바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더라도 보다 멀리 보고 뛰겠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전패 가능성도 거론된다. 몇 석을 얻어야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이번 선거는 굉장히 어렵다. 광주는 쉬울 줄 알았는데 천정배 전 장관이 나와서 어렵고 서울 관악을도 야권 지지 지역이라 기대했는데 후보 경선 과정이 치열해서 내부 단합이 아직 부족한 듯 하다. 또 새누리당보다 후보 확정이 늦어 현장의 표밭 갈이가 좀 뒤처진 면도 있다. 하지만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2석은 나와야 체면치레는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의석이 나올 곳이 네 지역 중 어느 곳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동시에 절대 이 지역은 안되는 곳이라고 볼 선거 구도는 아니다. 지지층을 얼마나 더 끌어내느냐의 싸움인데, 현명한 유권자들이 잘 선택해줄 것을 기대한다.”

- 광주 서구을에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나왔는데.

“광주는 열악한 지역 경제나 타 지역보다 소외 받는 부분들을 해결하라는 의미에서 늘 우리 당을 지지하며 정권 교체를 희망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 부응하지 못했다. 광주는 우리 당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천 전 장관의 행보도 회의적이다. 개혁과 호남 정신을 주장해온 자신의 그간 행보와도 맞지 않다. 특히 호남 민심이 바라는 건 정권 교체인데 그의 행보는 이를 어렵게 만드는 점이 있다. 천 전 장관은 전략공천을 안 줬기 때문에 경선에 불참하고 탈당했다. 이는 개혁 정치에도 맞지 않고 호남 주민이 바라는 변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천 전 장관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은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춘석 본부장은 천정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관심을 끌고 있는 광주 서구을 지역에 대해 "우리당 후보가 고전하는 듯했지만 차츰 유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호남 민심이 문 대표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문 대표 개인적으로는 인기가 아주 좋다. 하지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 따라 애증이 있는 것 같다. 당 입장에서 호남만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지만, 호남의 도움이 없으면 정권 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광주는 자신들을 대변할 사람을 찾고 있다. 결국 우리 당이 호남의 사랑을 받으려면 제대로 유능한 경제 정당이 돼 다수당도 되고 정권 교체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서울 관악을 후보 경선에서는 친노 정태호 후보가 비노 김희철 전 구청장을 겨우 몇 표 차이로 이겼다. 때문에 막상 실제 선거에서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정동영 전 장관 출마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내부 경선에서 단 7표로 희비가 갈려 아직 후유증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김희철 전 구청장도 다음 총선 선거에 출마 의사가 있으니 결국엔 협력할 것으로 본다. 정동영 전 장관의 경우 만약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이 앉아서 이기는 게 된다. 야권이 같이 죽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 개인적으로는 정 전 장관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 전 장관은 아마도 내년 총선에 전주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남 중원과 인천 서구 강화을 전망은.

“성남과 인천도 불리한 상태이지만 선거 초반이고 이슈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알 수 없다. 성남의 경우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재선 경력이 있어 앞서간다고 하지만 우리 당 정환석 후보도 비례대표 의원(은수미 의원)를 이기고 출발한데다 지역 기반이 있어서 괜찮을 수 있다.”

-박지원·안철수·박영선 의원 등 비노 진영이 여전히 지도부와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분열하면 죽는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분들이 힘을 합쳐야 내년 총선도 이길 수 있고, 총선을 이겨야 대선 전망도 밝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에 향후 문 대표가 그 분들께 도움을 청하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관악을은 안철수 의원이, 광주 서구을은 박지원 의원이, 성남 중원은 박영선 의원 등이 가서 힘을 합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건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분들도 때가 되면 응할 것으로 믿는다.”

이춘석 본부장은 문재인 대표에 호남 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인기가 아주 좋다. 하지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 따라 애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은.

“원칙은 당 차원에서는 안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후보자 연대는 필요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그것도 자연스럽게 이뤄져야지 그렇지 못하면 공격 당할 틈이 많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연대는 국민들도 식상해 한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연대는 좀 어렵다. 무엇보다 국민모임이나 정의당 등이 겨냥하는 목표가 여당이 아니라 제1야당인 우리다. 타깃이 같아도 연대가 이뤄질지 말지 한 판에 새누리당이 아닌 우리 당을 타깃으로 하는 쪽과 어떻게 연대가 이뤄지겠는가.”

-새정치연합이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새롭게 강조하는데.

“안보는 핸디캡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하자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경제의 경우 우리가 유능한 경제정당을 강조하다 보니 새누리당의 경제살리기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여당을 따라가는 것처럼 비치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바로 안 나타날지 몰라도 계속 이 방향으로 노력하면 적어도 내년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의 차이점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 길게 보는 테마라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

-문 대표가 청와대도 다녀오고 홍준표 경남지사를 만나는 등 여권 인사들과의 교류가 많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은 여야 최고 지도자가 만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에 희망을 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보다도 국민의 어려운 삶을 직접 전한 것에 의미가 있다. 다만 홍 지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내부 전략단에서도 염려가 많았다. 그런데 이 부분은 문 대표가 매주 수요일 지방을 방문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마침 창원 방문 차례여서 문 대표가 홍 지사를 만난 것이고 당연히 현안인 무상급식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평가는 엇갈리지만 무상급식에 대한 우리 당의 원칙을 부각했다는 면에서 그리 나쁘진 않았다고 본다.”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한 뒤 검찰의 기업 수사가 본격화했다.

“부패 척결 문제는 항상 진행해야 한다. 이런 부분엔 절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점이 문제다. 정권에 고비가 오는 3년 차 쯤 고비를 넘기려는 돌파구로 역대 정권에서 사정 정국을 이용했다. 이 경우 국민적 지지는 받지만 사정 정국 조성에 대한 위험성은 크다. 사정 정국은 양날의 칼이라는 점에서 상대방을 찌를 수도 있지만 부메랑도 될 수 있다. 특정 세력 등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사정을 진행하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가 합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개인적으로 손학규 고문과 가까운 사람이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시점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시점이 아닌 것 같다.”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 프로필
전북 익산 출생(52세) - 남성고, 한양대 법학과 - 사법고시 제30회 합격(사법연수원 20기) - 18·19대 국회의원(전북 익산갑)-민주당 원내부대표·원내대표 비서실장 - 민주당 대변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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