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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장 해외 방문기] "미국 의회 지도자들 만나 전쟁 책임 회피하려는 일본의 퇴행적 언행에 우려 표명"
  • 기자정의화 국회의장 승인시간승인 2015.03.15 14:47
[국회의장 미국 방문 리포트]
베이너 하원의장 등 만나 한반도 비핵평화통일 추진 공동결의문 제안
일본의 역사 퇴행적 언행 지적하자 미 의원들도 "일본은 역사 인정해야"
'흥남철수' 지휘관 손자 만나 "세계사에서 찾기 힘든 기적"이라고 말해
  • 미국을 방문했던 정의화(앞줄 왼쪽 둘째) 한국 국회의장이 지난 4일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에드워드 알몬드 예비역 소장의 묘소에 참배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편집자 주=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3박5일 동안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했습니다. 정 의장은 외교 활동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차원에서 중남미/일본/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라오스 방문 리포트에 이어 이번에 '미국 방문 리포트'를 써서 데일리한국에 특별 기고를 했습니다.

[정의회 국회의장 미국 방문 리포트] 지난 4일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과 회담을 갖기 위해 3박 5일 간 짧은 일정으로 워싱턴을 다녀왔다. 2차대전 종전 70주년·우리나라 광복 70주년·한반도 분단 70주년을 맞아 한미 의회 간 공동 결의문 추진과 의회 간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한미 의회 수장 간의 회담은 지난 2005년 김원기 국회의장과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의 회담 이후 10년만이었다.

4일 오전 첫 일정은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로 시작됐다. 19발의 예포와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 5군 의장대의 장엄한 의식 속에서 무명용사비에 헌화했다.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함으로써 우리나라도 광복을 맞았지만 동시에 분단에 처한 상황이 무겁게 마음을 눌렀다.



영화 <국제시장> 떠올리며 '흥남철수' 지휘관 묘비 헌화

  • 미국을 방문했던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존 베이너(오른쪽) 하원의장을 만나 '동북아 100년 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 결의안' 공동 채택을 위한 양국 의회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무명용사 헌화를 마친 뒤 6.25때 피난민의 흥남 철수 작전을 지휘한 에드워드 알몬드 소장의 묘비를 찾아 헌화했다. 고 알몬드 소장은 영화 <국제시장>의 첫장면이었던 흥남 철수 당시 미군 최고 책임자였다. 당시 미군은 엄청난 무기와 군사물자를 포기하는 대신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했다. 알몬드 소장의 외손자인 퍼거슨 예비역 대령과 함께 헌화한 뒤 그에게 “10만명의 민간인을 거제도로 피난시켰던 흥남철수는 세계사에 찾기 힘든 기적이었다”며 “고(故) 알몬드 소장이 이제는 한반도의 통일을 보살펴주기를 빈다”고 말했다.

다음 일정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였다.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 기념비에서 미군 참전 용사들과 함께 광복 이후 6.25전쟁으로 풍전등화에 처했던 대한민국을 함께 구한 미군들의 희생을 기렸다.



미국 하원의장과 회담… '한반도 비핵평화통일 공동결의문' 논의

이어 하원 의사당을 찾아 베이너 의장실에서 회담을 가졌다.나는 베이너 의장에게 “2차대전,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의 승전 이후 우리는 해방을 맞았고 동북아 지역은 상대적 안정 속에 평화와 번영을 누렸다”며 “한·미 의회 지도자 간에 종전 70주년의 의미를 평가하고 향후 30년의 한 세대를 바라보며 동북아 100년 평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 미국을 방문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6일 뉴욕행 열차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부통령과 조우했다.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나는 “종전 70주년은 그러나 미완의 종전”이라며 “동북아 내에서 과거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보다는 미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역내 최대 안보 위협인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종전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새로운 전진과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베이너 의장에게 나는 “대한민국 국회는 동북아 100년 평화를 위한 협력과 역사인식, 한반도 비핵평화통일을 위한 결의문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의회도 함께 결의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베이너 의장은 “좋은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는 또한 “한·미 간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더 많이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는 전문직 비자 쿼터 1만5000개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한미 간의 현안 문제에 대한 미국 의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나는 또 10년 만에 이뤄진 양국 의장 간의 만남이 보다 자주 이뤄질 수 있도록 정례화하고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된 한·미 의원 격년 회의를 재개해서 매년 양국 의원들이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오찬 모임 참석한 미국 의원들도 "일본은 역사 인정해야"

베이너 의장과의 뜻깊은 만남을 끝낸 뒤 나는 미국 의사당 내에서 에드 로이스 하원 외무위원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나는 베이너 의장과의 논의를 소개하며 종전 70주년을 맞아 한·미 의회가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비핵평화통일 추진 공동결의문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미 하원에서 발의된 ‘한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쿼터’안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에드 로이스 위원장 등 의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로이스 의장과 참석 의원들은 “70주년의 의미가 한미 양국 모두에게 매우 큰 만큼 함께 추진하기를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추진하는 결의안과 관련해 미 의회 내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모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일본 내의 역사 수정주의적· 역사 퇴행적 언행과 관련해 “일본이 진정한 선진 리딩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2차대전 기간의 역사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하고 그런 인식을 당당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에 참석한 미국 의원들은 이에 대해 “미국 의원들의 부친들은 모두 일본 제국주의와 그 동맹국들과 싸웠던 사람들”이라며 “일본은 2차대전 중의 역사를 인정함으로써 한국과 중국 등의 이웃국가와 조화롭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멧 샐몬(Mat Salmon) 아태소위원장, 브래드 셔먼(Brad Serman) 아태소위 간사, 찰스 랭글(Charles Rangel) 세입위 위원, 엘리엇 엥겔(Eliot Engel) 외무위 간사, 마이크 혼다(Michael Honda) 세출위 위원 등이 함께 했다. 한미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미 의회의 중진 의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함께 해준 것이 고마웠다. 에드 로이스 위원장은 특별히 나를 초청해 환담한 것을 의회 기록(Record)으로 남기는 의미로 기념패를 만들어주었다.

CSIS 강연 요지 게재… "일본의 퇴행적 언행에 우려 표명"

방문 이틀째인 5일에는 당초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CSIS)에서 특강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4일 오후 폭설주의보가 예보되고 연방정부가 대부분 휴무를 결정함으로써 행사가 취소되고 대신 내 글을 CSIS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뉴스레터로 배포했다. 준비된 강연 원고 요지는 ‘동북아 100년 평화와 한반도 비핵평화통일을 위한 한미의회 협력’이었다.

‘동북아 100년 평화와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할’이라는 주제의 글에서 나는 “올해는 태평양 전쟁이 끝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자 한국은 광복·분단 70주년을 맞는 해”라며 “한국은 6.25 전쟁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70년의 상대적 안정과 평화 속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국가로 성장했고, 중국과 일본 역시 번갈아 세계 2위·3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30년 후인 100주년까지 동북아 항구 평화와 공동번영, 한반도 평화통일을 추진하자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미국과 추진하기 위해 미국 의회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70주년인 올해 동북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나는 “매우 위중하다”고 지적한 뒤 “영토와 역사 문제, 방공식별구역(ADIZ)을 둘러싼 갈등은 레토릭을 넘어 무력 시위로 번져가고 있고, 70주년이 되는 한반도 분단 상황 속에서 1950년 남침으로 세계 냉전의 도화선을 당긴 북한은 이제 미국과 동북아 전체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개발해 세계 비확산체제를 붕괴시키고 실질적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70주년이 더욱 완전한 평화를 위한 발판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급한 지정학적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관계인 한국과 미국의 의회와 정부는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CSIS 강연문에서 “내가 구상하고 있는 공동결의안은 미국이 승전 이후 지난 70년이 가져다준 동북아 지역의 상대적 안정을 평가하고,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핵심 축이었음을 확인한 뒤, 30년 뒤 100주년 때까지 역내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자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통일이야말로 북핵을 폐기시키는 궁극적인 길이며 이를 위해 한층 심화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전 70주년의 진정한 승자는 바로 한미동맹”이라며 “종전 70주년이 지나도록 전쟁 책임을 회피하려는 역내의 퇴행적 인식과 행동에 대해서도 우리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는 “전후 미국과 한국,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지역안정에 크게 공헌해 왔지만 최근 몇 년 간 이러한 공동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역사 수정주의적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우려했다.

특히 “동북아와 태평양 국가들이 열어갈 영구평화의 미래를 위해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기본 정신과 민주주의 진영이 지켜온 인권의 가치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일본의 역사퇴행적 움직임에 대해 “과거의 잘못에 대해 겸허하게 사죄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종전 70주년의 기본적인 각오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진정한 화합을 위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정리할 것은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며 “‘의로써 화를 이룬다'(利者 義之和也)는 말처럼 동양사상에는 의(義)를 행하는 것이 화합의 기초라고 여기고 있고 구약성서에서도 ‘정의의 결과는 평화가 되고 정의의 성과는 평온이 되리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취소되었지만 대신 존 햄리 CSIS 회장과 빅터차 한국실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강연 요지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햄리 회장은 특히 한미의회 공동결의안 아이디어가 "매우 훌륭하다(splendid)"며 결의안 추진을 위해 자신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폭설이 내리던 5일 오후 서울에서 놀라운 소식이 날아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소식이었다. 나는 전날 만났던 베이너 의장과 로이스 위원장에게 “ 국회의장으로서 한국의 국회의원들과 시민들은 리퍼트 대사 및 가족들과 언제나 함께 있음을 전해 드린다”며 “이 같은 테러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뉴욕으로 가는 열차에서 바이든 부통령 조우

6일 성 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와 전직 주한대사·주한미사령관들을 각각 만난 뒤 오후에는 뉴욕을 향했다. 밤 비행기로 귀국할 계획이었다. 뉴욕으로 가는 열차에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우연히 만났다.

나는 당초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바이든 부통령도 만나려고 했으나 바이든 부통령의 해외 순방이 겹쳐 일정을 잡지 않았었다. 그런데 뉴욕행 열차에서 마침 순방을 마치고 주말을 맞아 고향인 델러웨어 윌밍턴으로 가던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열차에 탑승하며 마주친 바이든 부통령에게 나는 “일정이 맞지 않아 못 만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만난다”면서 “신이 우리를 만나게 했다(God makes this meeting)”며 웃었다. 바이든 부통령도 반갑게 웃으며 객차 통로에서 짧은 환담을 나누었다.

바이든 부통령은 당초 한시간 뒤 열차를 예약했으나 앞선 일정이 줄어들면서 마침 우리 일행이 예약해둔 열차와 같은 객차에 타게 되었다. 바이든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의사당과 가까운 워싱턴 유니온역에서 지역구인 델러웨어 윌밍턴역까지 열차로 오갔었다.

폭설 예보 속의 워싱턴행은 자칫 연방정부 휴무로 일정 전체가 무산될 뻔 했으나 다행히 하원 지도자들을 두루 만난 다음날 폭설이 내려 큰 차질은 없었다. 또한 귀로에서는 뜻밖에 바이든 부통령을 만나는 행운도 겹쳤다. 3박 5일 간의 촉발한 일정이었지만 한미의회 간의 한반도 비핵평화통일과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뜻깊은 방문이었다.

■정의화 국회의장 프로필
부산고. 부산대 의대-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18대 후반기 국회부의장, 국회의장 직무대행-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 5선 국회의원(현, 부산 중구·동구)- 19대 후반기 국회의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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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3/15 14:47:10 수정시간 : 2020/02/07 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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