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 지지율 상승 요인은 컨벤션 효과·반사이익·중도 행보·결집 효과 등

'친노'와 '운동권' 그늘은 문 대표의 장애물… 첫 시험대인 4월 보선 결과에 촉각

김철근 동국대 교수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칼럼] 2·8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이후 실시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을 모두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제치고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표의 지지율 상승 가져온 다섯 가지 이유

문 대표의 지지율 상승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전당대회 개최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파동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하락한데 따른 반사이익이다. 셋째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등 문 대표의 중도적 행보이다. 넷째는 여의도 정가에서 흔히 말하는 친노 핵심 지지자 30만명의 적극적 의사 표시도 무시할 수 없다. 다섯째는 최근 인사 문제를 마무리한 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상승한 것처럼 진영 논리에 입각한 양 세력의 결집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문 대표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 지지율도 30%대로 올라 새누리당 지지율 비교할 때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상태이다. 2·8 전당대회 이후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은 지지율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분석하면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에게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에게는 기회이자 위기

문 대표의 최근 중도적 행보는 그간의 강경 투쟁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는 중도로 외연을 상당히 넓혔다고 볼 수 있는 행보였다. 또 진영 논리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완구 총리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는 비록 국회 표 대결에서는 졌지만 국민 여론에 반하는 국회 표결 결과를 보여줌으로서 과격한 이미지을 벗는 의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들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3·1절에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참배함으로써 최근 일부 진보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유관순 열사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행보가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한편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문 대표의 행보와는 달리 새정치연합 내부의 분위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친노'와 '운동권' 그늘은 문 대표의 진정성 훼손

첫째, 문 대표가 여전히 친노의 색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 ‘친노의 친’자도 '계파의 ㄱ’ 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당직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사무직 당직자의 인사를 담당하고 공천 실무를 관장하는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 핵심인 김경협 의원을 임명하는 것을 강행했다. 또 조직 담당 사무부총장에 친노 인사인 한병도 전 의원을 임명하려다가 수석 최고위원인 주승용의원이 당무를 거부하며 반발하자 결국 비노의 김관영 의원을 임명해 봉합시키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언제든지 계파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뜩이나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공천권을 둘러싼 친노-비노 간의 계파 갈등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으며, 앞으로 더욱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문 대표가 친노·486 인사들에게 둘러싸여 ‘운동권 정당’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남아 있다. 최근 정청래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겨냥해 “히틀러 묘에 유대인들이 참배할 수 있나,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한다고 야스쿠니에 가서 참배할 수 있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또 이해찬 의원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버럭’ 발언을 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두 의원의 언행은 문 대표의 중도 행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당이 갈지자 행보를 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고 제대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와 '친노'와 '운동권' 잔재는 문 대표에게 장애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1차 시험대인 4·29 보궐선거 성적표에 촉각

2·8전당대회를 끝낸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에게는 기회이자 위기가 동시에 오고 있다. 1차적인 정치적 시험대는 4·29 보궐선거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3곳의 보궐선거는 새정치연합이 문 대표가 지휘하는 단일 대오로 내년 20대 총선을 맞이 할 것인지, 아니면 야권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것인지 결정하는 중차대한 관문이다. 보궐선거의 전체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광주 서구을 보선의 승패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한데 이어 천정배 전 법무장관도 9일 새정치연합을 떠나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구을에서 새정치연합과 천 전 장관 중심의 다른 야권연합세력이 맞대결을 벌인다면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광주에서 새정치연합이 승리하게 된다면 문 대표는 일단 순항할 수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광주에서 패할 경우에는 야권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문 대표 체제는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다.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 프로필
중앙대 경제학과 - 국회 정책연구위원 -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 새정치전략연구소장(현)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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