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성장 이뤘으나 양극화로 사회 갈등 심화
한국 최대 과제는 고용 창출… 새 성장 모델 찾아야
더 늦기 전에 지속 가능한 길 찾기 위해 행동해야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편집자 주= 국회 정무위원장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3선, 충북 청주 상당)은 21일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한국의 변화: 도전을 기회로'(Transformation of Korea: Turning Challenges into Opportunities)를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현지 교수·학생·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강연에서 정 위원장은 "한국이 지속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선 개개인의 경제주체가 구직자가 아닌 고용창출자가 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정 위원장 측의 동의를 받아 정 위원장의 특강 내용을 칼럼 형식으로 게재합니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특강 요지] 한국은 기로에 섰다. 지난 반세기 동안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국제적 지위 향상을 경험한 한국은 이제 경제적 풍요로움뿐 아니라 삶의 질 제고와 행복, 신념 등 보다 다차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로에 선 한국… 갈등 해결하고 지속적·포용적 성장해야

과거와 같은 고용 및 임금의 고성장이 실현되지 못함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는 미래의 경제적 번영과 사회 이동성(Social mobility)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소득 분배 악화와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세대 간ㆍ지역 간ㆍ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서 사회통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구 구조적 측면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층은 취업난과 무기력함에 빠져 있으며, 연금 등 사회안전망의 미흡으로 여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 비해 높은 노인 빈곤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사회통합의 문제들은 지속적·포용적 성장에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주체가 고용창출자 되는 새로운 성장 모델 찾아야

오늘날 한국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고용 창출이다. 어떻게 좋을 일자리를 창출해서 소득을 높이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를 이끌었던 고성장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국민들을 가난에서 구출하면서 큰 공헌을 했던 제조업이 주도하는 경제발전 모델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 국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특히 중국·인도 등과 같이 급속히 발전하는 나라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이미 우리의 소득 수준은 높아졌다.

중국의 부상은 한국에게는 축복인 동시에 부담이다. 한국 경제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경쟁자이지자 위험 요소이다. 한국이 점점 높아지는 중국의 물결을 타고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 물결에 휩쓸려 버릴 것인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등 신흥국들의 부상에 대응하고 지속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혁신과 개혁을 통해 개개인의 경제주체가 구직자(job-seeker)가 아닌 고용창출자(job-creator)가 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발전시켜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의무 교육 확대와 직업훈련을 통한 인력 양성으로 산업구조 변화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글로벌화된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서는 창의적·비판적 사고, 협동성과 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주입식 학습과 선다형·단답형 중심의 평가 방식에서 개방적인 질문에 대해 탐구하며 도전 정신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교육 혁신을 이뤄야 한다. 혁신적 기술과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 기업가 정신을 갖춘 청년들에 의한 창업이 활성화되고, 이들이 새로운 상품과 산업 분야를 발굴하여 시장을 개척하며 고용 창출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실현해야 한다. 또 기업, 정부, 학계 간 협력을 촉진해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실버산업 발전과 평생학습을 통해 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혁신과 개혁의 실현을 위해 정부의 신뢰 회복이 우선되어야 하며,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와 리더십이 수반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때 개혁 추진 등 일련의 정부 정책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것이다. 정부 정책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목 마르기 전에 우물 파야"… 늦기 전에 지속 가능한 길 모색

통일은 남북한의 장기적인 화합의 과정으로서, 그 첫걸음은 양측의 신뢰 구축 노력이다. 상호 신뢰와 호혜적 관계 구축을 위해 공동의 이익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북한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산림녹화 사업 등 남한의 발전 경험을 전수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환경 개선 및 소득 증대를 유도하고 남북한 상호 신뢰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목마르기 전에 우물을 파야 한다"는 중국의 속담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지금은 한국과 한국인이 너무 늦기 전에 모두를 위해 희망, 번영, 안보를 가져다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길을 찾기 위해 행동해야 할 때이다. 한국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이 올바른 리더십과 정책, 근면, 의지력으로 이같은 난관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프로필

경기고, 성균관대 법학과, 하와이대 경제학박사- 행정고시 22회 합격-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15·16·19대 국회의원(현, 충북 청주 상당)- 해양수산부 장관- 충북도지사-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회 정무위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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